
국세 체납관리단 면접 현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450여 개 의자가 가득 찬 면접장 분위기부터 접수 과정, 대기실 풍경, 단체면접 경험까지 은퇴 후 새로운 도전에 나선 하루를 기록했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일자리에 지원하기 위해 면접장으로 향했다.
면접 시간은 오후 1시 30분.
혹시라도 늦을까 싶어 서둘러 출발했는데, 도착해 보니 아직 12시 30분이었다.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한 셈이다.
그런데 현장에 들어서는 순간 조금 놀랐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준비된 의자는 약 450개 정도로 보였는데, 자리가 부족해 서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컸고, 현장은 북적거렸다.
처음에는 의자에 앉은 순서대로 접수를 진행했다.
4명씩 앞으로 나가 접수를 하고 패찰을 받아오는 방식이었다.

면접 접수를 기다리는 지원자들로 붐비던 접수처 앞 풍경
그런데 30분 정도 지나자 상황이 달라졌다.
앉은 순서가 아니라 이름을 호명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마침 내 차례가 거의 다가온 상황이라 괜히 긴장감이 더 커졌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봤다.
의외였던 것은 복장이었다.
요즘은 예전처럼 면접에 반드시 정장을 입어야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런데도 참가자 가운데 20% 정도는 정장을 입고 있었다.
한낮 기온이 꽤 높았는데도 넥타이까지 매고 온 분들도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마다의 사정과 간절함이 느껴졌다.
누군가는 은퇴 후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해 왔을 것이고, 누군가는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왔을 것이다.
겉으로는 같은 면접장이지만, 각자의 이야기는 모두 달랐을 것이다.

접수와 면접자 호명이 진행되던 대기실 모습
참가자 연령대를 보면 50세를 기준으로 그 이하와 이상이 절반 정도씩 되는 것 같았다.
남녀 비율은 대략 6대4 정도로 보였다.
생각보다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주변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게 됐다.
접수를 기다리는 동안 옆자리에 앉은 50대 여성분과 이야기를 나눴다.
의정부에서 왔다고 했다.
들고 있는 안내 서류를 보니 국세 체납 관련 업무에 지원한 것 같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면접 대상자들이 하나둘 불리기 시작했다.
아직 접수도 하지 못했는데 사람들이 면접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괜히 마음이 조급해졌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나도 접수를 마쳤다.
패찰을 받고 준비해 간 서류를 제출했다.
그런데 현장에는 미처 서류를 준비하지 못해 즉석에서 서류를 출력하고 작성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면접은 각 실별로 5명씩 한 조가 되어 진행되는 블라인드 면접 방식인 것 같았다.
내 옆에는 젊은 여성 한 분이 앉아 있었는데, 단체면접이 처음이라며 몹시 긴장하고 있었다.
옆에 있던 다른 여성분이 "괜찮아요"라며 사탕 하나를 건네자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잠시 후 접수처에서 신분증을 두고 간 사람을 찾는다는 안내가 나왔다.
바로 그 젊은 여성분이었다.
원래도 긴장하고 있었는데 얼굴이 더 굳어졌다.
왜 그렇게 떨리냐고 물어보니 여러 명이 함께 보는 면접은 처음이라고 했다.
잘못 대답하면 창피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때는 "그게 뭐 대수냐"고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막상 나 역시 면접장으로 들어가니 실감이 났다.
같은 지역에 지원한 사람들과 함께 면접을 본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부담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갈수록 대기석은 조금씩 비어 갔다.
면접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의 표정은 제각각이었다.
웃으며 나오는 사람도 있었고, 무표정한 얼굴로 지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괜히 내 차례가 더 빨리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패찰 번호를 몇 번이고 확인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오후 2시 30분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됐다.
원래는 5명 한 조였지만 우리 조는 3명이 면접을 봤다.
20대 청년 한 명, 50대 여성 한 분, 그리고 나였다.
젊은 지원자는 목소리가 조금 작았고, 여성 지원자는 막힘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나는 최대한 또박또박 말하려고 노력했지만 중간중간 말을 끊어가며 답변했다.
솔직히 조금 떨렸다.
이 나이에 또 새로운 면접을 경험하게 될 줄은 몰랐다.
면접은 15분 정도 만에 끝났다.
밖으로 나오니 허무한 마음도 들었다.
몇 주 동안 준비했던 일이 생각보다 짧게 끝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뿌듯했다.
결과가 어떻든 내가 준비한 만큼은 보여주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면접장을 나서며 문득 생각했다.
은퇴가 끝은 아닌 것 같다.
오늘 현장에는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나 역시 그중 한 사람이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오늘의 경험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리고 합격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쁜 마음으로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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